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이탈리아

[로마] 로마 시내 새벽 셀프 투어

by 혼자 떠나는 여행요 2025. 7. 31.

 23년 12월 로마 여행을 갔었는데, 22시쯤에 테르미니역에 도착했습니다. 이 애매한 시간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 숙소에서 자기는 너무 아까워 밤을 지새우기로 결심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치안이 좋지도 않고 PC방이나 24시간 운영되는 카페, 식당 등이 없다 보니 약간 겁이 났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니 너무 낭만이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테르미니역 도착 및 맥도날드 입성 ( 22시 30분 )

테르미니역-입구크리스마스-트리-장식경계-근무-중인-군인들
< 테르미니역 >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기절했다 눈을 뜨니 이렇게 테르미니역 앞에 도착을 했습니다. 제가 갔을 때가 크리스마스 전주라서 역 안에 아주 이쁜 트리가 있더군요. 사람들이 종이에 글을 적어 트리에 걸어놓았네요. 역 안 쪽에 보면 위 사진처럼 군인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습니다. 치안이 좋지 않고 범죄율이 높다 보니 교대 근무식으로 무장 경계를 선다고 합니다. 적어도 테르미니역에서는 이 새벽도 안전하겠습니다.

 

 제가 저녁을 못 먹어서 우선 옆 바로 앞에 있는 맥도날드로 들어갔습니다. 매장 내부가 그렇게 크지는 않고 테이블이 20개 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실내 사진을 못 찍어서 아쉬운데 이 늦은 시간에도 사람은 많았습니다. 특히, 흑인들이 많더라고요. 찾아보니 세네갈,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에서 넘어온 이민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지리적으로 엄청 가깝죠. 그런 이유에서 고대부터 로마와 카르타고가 엄청 싸웠던 게 아닐까요? 아무튼, 그들은 옷도 엄청 알록달록하게 입고 액세서리도 많이 하는 패셔니스타들이었습니다. 

 

콜로세움 및 티투스 개선문 ( 00시 )

전자담배를-피는-남자
< 전자담배피는 쿨가이 >

배도 채웠으니 본격적인 관광을 위해 지하철을 타고 콜로세움으로 이동했습니다. 역내에서 어떤 쿨가이는 전자담배를 피더라고요. 당연히 불법입니다. 다른 날은 심지어 연초를 피는 사람도 봤었습니다. 

티투스-개선문-정면콜로세움-정면-야경
< 티투스 개선문(좌) / 콜로세움(우) >

 티투스 개선문이 보이네요. 서기 81년 도미티아누스 황제가 형인 티투스 장군의 유대 전쟁 승리를 기념해 세웠습니다. 그 옆에는 바로 콜로세움이 있습니다. 인터넷으로만 보던 콜로세움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되는 날이었네요. 곳곳에 조명이 있어 야경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밝은 날 낮에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묘미가 느껴졌습니다. 대부분 콜로세움 내부 입장을 위해 낮에 관광을 하는데 야경 보러 오는 것 강추드립니다. 제가 사진 찍은 곳이 콜로세움이 잘 나오는 명당인데 구글 지도에 'Ponte degli Annibaldi'로 검색하시면 위치가 나옵니다. 구글 지도에서 위성사진으로 해당 위치를 보면 콜로세움을 찍고 있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ㅎㅎㅎ 

 

 

조국의 제단 ( 01시 30분 )

군인을-기리기-위한-장소
< 조국의 제단>

 콜로세움 구경을 다 하고 조국의 제단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새벽임에도 거리 가로등이 환하게 들어와 있어 크게 무섭지는 않은데 생각보다 전동킥보드를 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헬멧없이 두 명이서 같이 타는 건 우리나라나 이탈리아나 똑같은 것 같습니다. 조국의 제단은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의 중심부로, 이탈리아 통일과 무명용사를 기리는 장소라고 합니다. 사실 어떤 곳인지는 잘 몰랐는데 지나가면서 멋있는 건물이 있구나 하고 찾아봐서 알았습니다. 

 

판테온 및 트레비 분수 ( 02시 )

판테온-야경트레비-분수-앞에서-키스하는-커플
< 판테온(좌) / 트레비 분수(우) >

 조국의 제단에서 10분 정도 걸어 판테온으로 이동했습니다. 건물의 웅장함은 지금 생각해도 엄청나네요. 그 다음으로 트레비 분수로 이동했습니다. 판테온 쪽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트레비 분수로 오니 사람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바로 앞에 낭만을 즐기는 커플들도 있었네요. 이 외에도 너도 나도 다들 사진을 찍더군요. 생각해 보니 낮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이렇게 여유롭게 사진 찍기 힘들 것 같아, 새벽 시간대를 잘 노리면 인생샷을 건질 확률이 높아지겠습니다. 

 

 이렇게 다 구경하니 새벽 3시쯤 됐고 이젠 너무 피곤하고 체력이 부족함을 절실히 느끼는 순간이 왔습니다. 그래서 저의 마지막 종착역은 어디냐? 바로 바로 다시 맥도널드 어게인입니다. 여기서 2시간 정도 쉬다 새로운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셀프 새벽 투어 소감

 이렇게 시내 구경을 하기 전에는 약간 쫄아있었습니다. 늦은 밤 시간 테르미니역에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노숙자가 많습니다. 저는 이때 노숙자 둘이 싸우는 것도 목격했고 빈 깡통을 갖고 혼자 풋살을 하는 사람도 봤습니다. 그리고 저한테 말을 걸었는데 그냥 인사 정도만 하고 지나갔었네요. 따로 위협을 가하는 사람은 당연히 없었고 거리도 대부분 밝고 관광지가 많다 보니 사람들이 드문 드문 있어서 그렇게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남자라 위협을 덜 느꼈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그래도 무섭다면 강추드릴 수는 없지만 새벽에 여유롭게 로마 시내 한 바퀴 돌아보시면 후회는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