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쯤 1박 2일로 부다페스트 여행을 갔던 적이 있습니다. 밤늦게 혼자 도착해서 잠만 6시간 정도 자고 바로 체크아웃할 생각으로 부다페스트역 근처에서 가장 저렴한 호텔예약을 했습니다. 근데 너무 저렴했던 탓일까요? 체크인한 지 1시간 만에 제 인생 최악의 호텔로 꼽히게 됐습니다.
Golden Park Hotel 소개
위치는 부다페스트역 바로 앞에 있어 최고이긴 합니다. 그리고 늦게까지 체크인이 되는 점은 좋았습니다. 제가 밤 11시쯤 체크인을 했는데 그때도 직원이 리셉션에 있었습니다. 구글 지도에서 가격을 보니 평균 10만 원 내외로 보입니다. 제가 토요일~일요일 1박을 6만 원에 예약했으니 당시에 정말 저렴하긴 했네요. 장점은 역에서 가깝고 저렴하다가 끝입니다. 정말 최악이었거든요.
방 소개 및 후기
체크인을 하고 방까지 안내를 받았는데 내부 시설이 되게 오래돼서 엘레베이터는 이게 고장이 나지 않는 게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저는 잠만 자고 아침 6시에 나갈 생각이라 가장 저렴한 싱글룸으로 예약했고요.
싱글룸인데 침대가 두 개라 넓기는 했습니다. 구조가 특별히 좋다거나 나쁘다거나 할 건 없습니다. 문제는 난방이었습니다. 제가 1월 초에 가서 한창 추울 때였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직원이 안내해 주면서 난방을 틀어줬거든요. 직원이 말하길, 처음에 차가운 바람이 나오다가 차차 데워지면 따뜻한 바람이 나올 거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 30분을 기다렸는데 시원함을 넘어 차가운 바람이 계속 나와서 리셉션에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직원이 다시 올라와서 컨트롤러를 만지더니 좀 기다리면 따뜻한 바람이 나올 거다. 기다려라 하더라고요. 그리고 한 30분 더 지났을까요? 온도의 변화는 없고 너무 추워서 그냥 끄는 게 낫겠다 싶어 off를 했는데 이것도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공조 시스템 컨트롤러도 진짜 옛날 구식이라 정상작동을 하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뒤로 생각했죠. 아 이거는 진심 잘못하다 얼어 죽겠다. 농담이 아니고 방 안이 밖보다 더 추웠습니다. 그래서 잘때 히트택이랑 패딩, 목도리 다 두르고 잤습니다. 다행히 이불이 두 개고요. 오래간만에 군대에서 혹한기 훈련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혹시 제가 방만 추워서 최악이라고 했다고 생각하시면 큰일나십니다. 두 번째 문제는 화장실입니다. 화장실이 더럽고 곰팡이도 여기저기 있더라고요. 그리고 욕조에 물이 안 빠집니다. 욕조에서 샤워하고 있었는데 물이 안 내려가서 거품물이 욕조에 차오르더라고요. 그래서 욕조 위에 두 발로 올라서서 샤워했습니다. 당시에 온갖 욕을 하면서 샤워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래도 온수는 나왔습니다. 이걸 알았다면 그냥 샤워를 안 했을 텐데... 당시 퇴근하고 호텔에 온 상태라 씻을 수밖에 없었네요. 따로 샴푸나 바디워시는 제공되지 않고 비누만 줍니다. 욕조에 있는 정체 모를 저걸 써야 되는데 그냥 안 썼습니다.. 그렇게 씻는 건 대충 씻고 방은 무지하게 추워서 잠은 안 오고..그날만 생각하면 너무 슬픕니다.. 아무튼 거의 방에서 아침까지 버티다시피 오들오들 떨다가 6시쯤에 바로 체크아웃했습니다. 두 번 다시 절대 오지 않을 그곳.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작별했습니다.
혹시 너무 악의적인 후기가 아닌지 의심스러우시다면 구글 리뷰 한번 참고해보세요. 전반적으로 역에서 가깝다는 장점 말고는 아래와 같은 단점밖에 없는 호텔입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비추드리지만 기차역을 이용해야 되고 정말 잠만 잔다고 한다면 가성비로 추천은 드립니다.
- 방이 좁고 쾌쾌한 냄새가 계속남
- 시설이 노후됐음. 냉장고 없음.
- 세면대 막혀서 물 안 빠짐. 수리도 안 해줌. 녹물도 나옴.